UPDATED. 2020-06-02 12:19 (화)
[꿈을 향한 질주]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 선수"
[꿈을 향한 질주]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스킵 "서순석 선수"
  • 김재덕 기자
  • 승인 2020.05.04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감동 스토리60"
-평창패럴림픽 한국이 휠체어컬링 4강 진출
-컬링은 삶의 전부… 신앙은 삶을 지지하는 기둥이 되었다
-올림픽 성화는 꺼졌지만, '극복과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사진=지난 2018년 3월 11일 한국 드림팀으로 구성된 휠체어 컬링 대표팀이 3연승을 질주했다. 우)서순석 선수와 차재관 선수 2018.3.11​​
사진=지난 2018년 3월 11일 한국 드림팀으로 구성된 휠체어 컬링 대표팀이 3연승을 질주했다. 우)서순석 선수와 차재관 선수 2018.3.11​​

[장애인문화신문=김재덕 기자]백종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018년 3월 11일 강릉컬링셴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3차전 슬로바키아 경기서 7-5 승리 했다.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9시 35분 캐나다와 예선 4차전을 갖는다.

사진=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넷째날인 12일 휠체어컬링 대한민국 국가대표 서순석 선수가 강원 강릉시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예선 4차전 캐나다전에서 스톤을 밀고 있다. 이날 한국은 캐나다를 7-5 이겨 4연승 쾌거 2018.3.12
사진=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넷째날인 12일 휠체어컬링 대한민국 국가대표 서순석 선수가 강원 강릉시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예선 4차전 캐나다전에서 스톤을 밀고 있다. 이날 한국은 캐나다를 7-5 이겨 4연승 쾌거 2018.3.12

사진=오벤져스 한국 대표팀 스킵 서순석(47)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평창동계패럴림픽 4강에 진출했다. 2018.3.15​​
사진=오벤져스 한국 대표팀 스킵 서순석(47)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평창동계패럴림픽 4강에 진출했다. 2018.3.15​​

킵스 서순석 오벤져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18년 3월 15일 컬링 종주국 영국을 상대로 5-4 역전승을 거두며, 남은 예선 경기의 결과와 상관없이 4강에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한국은 5엔드까지 영국에 2-4로 뒤지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6, 7엔드에서 각각 1점을 추가해 동점을 만들고, 마지막 8엔드에서 한점을 추가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사진=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김은정 스킵과 휠체어컬링 서순석 스킵이 점화대로 이동하고 있다. 2018.3.9​
​사진=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김은정 스킵과 휠체어컬링 서순석 스킵이 점화대로 이동하고 있다. 2018.3.9​

서순석 선수는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안경선배’로 잘 알려진 컬링 국가대표 김은정 선수와 함께 최종 성화 봉송자로 성화 봉송대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극복과 희망의 불씨'를 붙인 영광의 주인공이다.

그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꼽은 전세계 휠체어컬링에서 주목할 5명 중 1명이다. 평소 온화하고 배려가 넘치지만 빙판에 서면 냉철한 전략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컬링 열풍의 중심에 있는 ‘오벤져스’의 서순석 주장은 팀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지주다. 그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전략가로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가 꼽은 전세계 휠체어컬링에서 주목할 5명 중 1명이다. 평소 온화하고 배려가 넘치지만 빙판에 서면 냉철한 전략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킨다.

고등학교 때부터 동고동락한 여자 컬링의 ‘팀 킴’과 달리 휠체어컬링 팀은 각 포지션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를 모아 선발했다. 한국 선수들은 5명의 성(姓)이 달라 ‘오성(五姓) '어벤져스’로 불리는데 또 다른 의미에서 ‘드림 팀’인 셈이다. 하지만 선수 각자가 자존심 강하고 철학도 달라 처음에 의견 다툼도 있었다. 서순석은 싸울 때는 싸우고 풀 때 풀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는 팀을 위해서만 집중하고, 속상한 일은 지우개로 싹싹 지워 모두가 백지위에 굳은 약속을 다졌다.

사진="올림픽을 넘어선 모두의 축제" 3월 14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발달장애인 및 가족들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휠체어 컬링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2018.3.14​​
사진="올림픽을 넘어선 모두의 축제" 3월 14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발달장애인 및 가족들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휠체어 컬링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2018.3.14​​

​서순석 선수는 어린 시절 육상, 줄넘기 등 운동에 만능이었다. 서순석과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한 살 터울의 여동생 서현주씨 기억에 릴레이 계주의 마지막 주자는 늘 오빠였다. 서울 오산중학교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서순석은 고등학교 때 부모의 이혼으로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그가 어머니와 여동생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동생 서씨는 그 때부터 오빠는 나에게 곧 아빠였다. 그런 어느날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이 들렸다. 오빠가 교통 사고를 당했다.

서순석 선수는 23살의 꿈같은 시절에 오토바이로 출근을 하던중에 뺑소니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그의 사고는 가족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주었고, 자신에게는 날개가 부러져 희망이 절벽이 되었다. 우연히 불어닦친 아픔은 혹독한 여름을 맞이한 자신의 한계점을 극복하면서 어느날 하나님을 만나게 되어 천사의 날개를 달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많이 행복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행복' 아닐까요.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장애인으로 살아온 날들이 더 많아요. "지난 25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행복했던 순간도 많았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평창 패럴림픽까지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목표했던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끝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경기력으로 상대를 긴장시켰고, "승패를 떠나 휠체어컬링 대표팀 선수들이 보여준 드라마 같은 도전 정신은 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전해줬다" 또한 경기장에서 울려퍼진 관중의 함성은 금메달 보다 더 값진 울림을 주었다. 서 선수에게 컬링은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사고 이후 우울증에 걸릴 만큼 힘들었던 그에게 휠체어컬링은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을 넘어서 그야말로 운명처럼 다가왔다. 2009년 친구의 소개로 휠체어컬링을 처음 접했다. 운동에 집중하다보니 집중력이 생겼고 우울증도 완치됐다. "하느님께 희망의 문을 보여 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다. 그때 얻은 대답이 ‘컬링’이었다”

​사진=韓 휠체어 컬링, 8년 만의 메달 무산.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서순석이 캐나다 대표팀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캐나다에 3대5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사진=韓 휠체어 컬링, 8년 만의 메달 무산.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서순석이 캐나다 대표팀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캐나다에 3대5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그에게 컬링이 삶의 전부라면, 신앙은 그 삶을 지지하는 기둥과도 같다. 서 선수는 “힘들 때마다 저도 모르게 ‘아버지, 어머니 도와주세요’라는 말이 튀어 나온다”면서 “힘들 때 제일 먼저 하느님과 성모님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중에는 주머니에 묵주를 넣고 다니며 힘들 때마다 만지작거렸다. 평창에 가기 전에 신부님께 안수를 받고 선물 받은 묵주다. 올해 1월 1일에는 대표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서울 명동주교좌대성당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하기도 했다.

그가 세례를 받은 건 사고가 난 지 6년 정도가 지났을 때다. 성모상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 뒤 세례를 받기로 마음먹었다. 세례 받은 후에는 자존심 대신 ‘자긍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처음 사고가 났을 때 가졌던 원망이나 극단적인 생각은 사라지고, 장애도 하느님의 선택이자 선물로 받아들이게 됐다.

그는 “대부분 패럴림픽 선수들이 후천적인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이라면서 “여러분들도 우리를 가족처럼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라던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했다”면서 “베이징 패럴림픽 때 그 성원에 보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사진=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주자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서준석이 컬링 김은정과 함께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주장인 한민수로 부터 전달받은 성화봉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3.9​
​사진=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주자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서준석이 컬링 김은정과 함께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주장인 한민수로 부터 전달받은 성화봉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3.9​
사진=성화 점화의 주인공은 국민 인기종목이 된 영미의 주인공 컬링의 스킵 김정은과 서순석 장애와 비장애 컬링선수가 휠체어를 밀며 성화 점화하는 모습이 감동 그자체다. 2018.3.9​
사진=성화 점화의 주인공은 국민 인기종목이 된 영미의 주인공 컬링의 스킵 김정은과 서순석 장애와 비장애 컬링선수가 휠체어를 밀며 성화 점화하는 모습이 감동 그자체다. 2018.3.9​

​올림픽 성화는 꺼졌지만, '극복과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지난 2018 평창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대회 기간 평창을 환하게 밝힐 패럴림픽 성화가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달항아리' 모양의 성화대에서 힘차게 타올랐다.

평창패럴림픽 성화 마지막 주자는 2018 평창올림픽 컬링 은메달리스트 '안경 선배' 김은정과 평창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대표팀 스킵 서순석이었다.

평창올림픽에서 많은 화제를 모으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김은정과 평창패럴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서순석은 9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함께 '평창의 불꽃'을 옮겨 심으며 감동을 안겼다.

이날 성화는 등장부터 극적이었다. 시각장애를 가진 장애인노르딕스키대표팀 최보규와 하지 절단 장애를 가진 북한 장애인노르딕스키대표팀 마유철이 성화봉을 들고 함께 경기장에 등장했다.

비록 남북 공동 입장은 무산됐지만, 두 선수는 밝게 웃으며 개회식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쉼 없이 손을 흔들었다.

두 선수는 한국 장애인 여자 노르딕스키 1세대 선수이자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서보라미와 캐나다 출신 한국 장애인노르딕스키 대표팀 캐스퍼 위즈 감독에게 성화를 전했다.

이어 철인 3종 대회에 함께 출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박지훈 씨-박은총 군 부자가 불꽃을 이어받았다.

부친 박지훈 씨는 희소난치병을 앓는 박은총의 휠체어를 끌며 장애인 알파인스키선수 양재림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양재림과 그의 눈이 되어주고 있는 고운소리는 천천히 슬로프의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사진= 성화대에 오른 한민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가 성화대를 오르고 있다. 2018.3.9​​
사진= 성화대에 오른 한민수,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가 성화대를 오르고 있다. 2018.3.9​​

​계단 중간엔 한국 장애인아이스하키 선수이자 평창패럴림픽 한국대표팀 주장인 한민수가 서 있었다. 하지 절단 장애를 가진 한민수는 의족을 낀 채 가파른 슬로프를 로프에 의지해 걸어 올라갔다.

성화를 특수 백팩에 매단 한민수는 성화대까지 올라갔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서순석-김은정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서순석, 김은정은 성화대 앞에 놓인 간이 성화대에 불을 붙여 평창패럴림픽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