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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다.
아름다운 동행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다.
  • 장수미 기자
  • 승인 2023.01.02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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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랴, 봉사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요”

SOCIETY/안양청솔로타리클럽

 
아름다운 동행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다

 
“일하랴, 봉사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요”
 

가계를 정리하고 문을 닫는 시간이 오전 7시.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가게 문을 여는 오후 4시까지 고단함을 풀며 몸을 좀 뉘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안양시에서 운영하는 복지관에 반찬 봉사를 나가야 해서다. 누가 하라고 등 떠민다면 절대 못 할 일인데,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보니 피로가 오는지 가는지도 모른다. 봉사를 하고 오면 오히려 뿌듯한 마음에 피로가 싹 사라진다고 하는 그녀는 경기도 안양에서 인기 있는 이모,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한신포차마차’의 김선옥 대표다.

 
김선옥 대표가 몸 담고 있는 봉사 단체는 안양 3750지구 청솔 로터리클럽이다. 여성 회원만 42명으로 구성된 로터리클럽으로 김 대표는 2015년 10월에 입회해 8년째 활동 중이다. 지난 7월 회장직을 맡아 두 어깨가 무거워졌다. “회원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회장을 맡아야 해서 순번에 따라 맡았을 뿐 깜은 전혀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고선, “역대 회장님들이 너무 잘 도와주셔서 오히려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청솔로터리 클럽 회원들은 매월 수리장애인복지관을 찾아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안양시에서 운영하는 유쾌한 복지관에도 3명씩 조를 짜, 반찬 봉사도 정기적으로 나간다. 그 외 연회비와 기부금을 모으고 스폰을 받아 도움이 절실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전달한다.

 
봉사도 가게 일도 척척 해내는 여장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해제돼 밤새워 일하랴, 낮에는 봉사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그러나 힘든 내색이 전혀 없다. 오히려 손님 많은 가게에서 일해 신나고, 봉사는 더 신난다. 회장직을 맡고서 저녁 미팅, 회식, 세미나 등에 참석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두 어깨가 무겁지만, 남편 덕분에 간신히 소화하고 있다. 같은 동네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남편은 직원들에게 일터를 맡기고 한신포차로 달려와 일손을 돕는다. 모임에 참석했던 김 대표도 늦어도 9시까지는 가게로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가게를 봐주는 직원들이 있지만, 비워두고 온 가게가 늘 걱정되는 것은 어린아이를 두고 일을 나온 엄마의 마음과도 같다.

 
쉬는 날 일 해서 번 가치있는 기부금

 
남편은 아내에게 “이제 가게는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녀는 “딱 10년만 더하고 싶다.”고 했다. 남들이 다 하는 은퇴. 퇴직할 나이가 오면 그때나 생각해볼 일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쉬는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한다. “원래 쉬는 날인데, 쉬는 날 나와서 번 돈은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니까, 이 돈을 모두 기부할 수 있어 좋다.”며 일의 보람도 남을 돕는 데서 찾고 있었다.

김 대표가 이렇게 봉사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아들 때문이다.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았는데, 당시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큰돈이 필요했다. 그녀는 감사하게도 부천에 있는 심장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완치할 수 있었다며 그때 받은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장애인 단체에 매월 기부를 시작했고, 이후 우연한 인연으로 청솔 로터리클럽을 만나 2015년 10월에 가입해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그때 아팠던 아들은 이제 건장한 38세의 청년이 되었고,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김 대표는 아들에게 “이제 직장에서도 자리를 잘 잡은 것 같으니, 앞으로는 봉사하며 따뜻한 삶을 나누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란 내 삶을 쪼개고 나누어 헌신하는 것”

 
김 대표는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봉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가지고 있어서, 여유가 있어야 기부와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쪼개고, 내 삶을 헌신하고 희생하며, 콩 한 쪽도 나누는 그 마음이 봉사”라고 했다. 일하랴 봉사하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너 시간 못 잔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즐거우니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고 말하며 “할 수 있을 때까지 힘닿는 한 일도 봉사도 끝까지 해나갈 것이다.”고 열정을 태웠다.

 
한 번 오면 단골이 되어버리는 ‘한신포차마차’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역 로데오 광장 앞 신세대 타운 1층에 자리한 ‘한신포차마차’는 4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에 문을 닫는다.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손님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늘었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1층과 2층으로 된 복층으로 오후 7시가 되니 가게 안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김 대표는 “손님들이 편히 와서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층을 사랑방처럼 꾸며 놓았다.”며 “이런 분위기를 찾아오는 반가운 단골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신포차마차의 메뉴판을 보니 육해공 산해진미가 가득하다. 메뉴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단골들이 찾는 메뉴가 다 있다.”며 “자기 메뉴를 찾아오는 단골들이 있어 메뉴를 줄일 수가 없다.”고 했다. 또 “하다보니 다 하게 되더라.”며 “요리라는 게 다 비슷비슷해서 크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맛있는 안주에 술이 술술 넘어가다
 

한신포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해산물 안주다. 맥주든 소주든 어떤 주종을 가리지 않는 안주에 손님들은 가슴 시원한 술 한잔으로 회포를 푼다. 조개구이 맛집으로 유명할 만큼 가리비구이가 일품이고, 미나리가 듬뿍 올라간 맑은 조개탕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가슴 속 깊은 곳까지 뜨겁게 적혀주는 시원한 국물과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조갯살들, 멍게·해삼·개불 세트 등 눈으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메뉴에 손님들의 잔 부딪치는 소리가 가득하다. 술을 마시고 나면 또 밥 한 숟가락 뜨고 싶지 않은가. 칼국수와 라면 등이 식사로 준비돼있고, 고등어·삼치·옥돔구이가 또 밥도둑이다.

 
김 대표는 2012년에 한신포차마차를 인수했다. 그 전에 이곳에서 8년간 직원으로 일했기에 가게를 인수하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곳에서 가장 힘든 일은 요리보다 오히려 수족관 관리라며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수족관 관리를 무엇보다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이면 일, 봉사면 봉사, 뭐 하나 놓지 않는 김선옥 대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를 빛낸 인물은 이런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김선옥 대표의 행보에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