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03-16 13:03 (목)
[탐방] 성산노인요양원,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봉사활동의 가치를 실천하다
[탐방] 성산노인요양원,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봉사활동의 가치를 실천하다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3.03.08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lfare / 성산노인요양원(광명한결라이온스 ")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닌 그저 함께 살아가는 것"

1998년 미국 하버드의대는 실험을 통해 신기한 인체의 면역반응을 발견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후 체내 면역기능이 크게 증강되고,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생명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 이에 봉사와 사랑을 베풀며 일생을 보낸 테레사 수녀의 이름을 붙여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실제로 남을 도울 때 느끼게 되는 최고조의 기분을 일컫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역시 봉사가 끝난 후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돼 심리적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의학적 면역체계와 심리용어를 알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온 생애를 통해 실천의 삶을 살아왔다면 이미 몸에 배고 익숙해져서 자신의 행동이 봉사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40년 넘은 터전인 경기도 광명에서 성산노인요양원을 세우고 ‘여성의 전화’ 수장을 거쳐 광명한결라이온스클럽과 (사)한국숲사랑광명지회를 창단한 조상희 회장이 바로 이러한 삶을 살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돌보라

경기도 광명시에서 30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한 조상희 회장은 결혼하면서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생의 마지막까지 정성스럽게 어른을 모셨다. 사업을 하며 치매 걸린 노인을 부양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친정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당연히 자신이 해야할 일이라고 여겼던 조 회장은 힘든 가운데에서도 어른을 극진히 모셨고, 이러한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자신의 부모님도 모셔줄 것을 부탁하면서 현재 자택이자 성산노인요양원인 지금의 3층 집에서 지인들의 부모님을 함께 모시기 시작한 것이 요양원의 시초였다. 이후 어린이집을 정년퇴직하게 된 조 회장은 마침 시작된 장기요양보험을 활용해 요양원을 개원하고 현재까지 가정집처럼 편안한 어르신들만의 보금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또한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 손꼽히는 광명이라는 위치는 출퇴근이 수월하다는 면에서 운영자 입장에서도 장점이 크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언제든 부모님을 뵈러 갈 수 있다는 자체로 큰 메리트를 갖고 있다.

“시대가 너무나 급변하면서 최근 들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들의 치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나이를 먹죠. 그런데 노인이라고 해서 무관심하고 누구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습니까? 그래서 전 직원들에게 항상 당부합니다. 역지사지로 자신이 이 노인들처럼 나이를 먹으면 어떨지를 먼저 생각해보라고요. 다행히 저희 직원들 모두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성탄절, 어버이날에 선물을 준비할 정도로 너무나 마음이 깊습니다. 언제나 제가 더 감사하지요.”

몽골에서 꽃피운 조 회장의 선한 영향력

13년 전 처음 몽골을 방문한 조 회장은 그곳의 열악한 유치원 시설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메모를 하려 볼펜을 빌리려 해도 볼펜은커녕 종이 한 장 구할 수 없었고 간판만 유치원일 뿐 창고같은 공간에 물도 구하기 힘든 그야말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이에 물 문제부터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 조 회장은 그때부터 적금을 들기 시작해 10년만에 천만원의 금액을 모았고, 기계관련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을 설득해 지난해 결국 성공적으로 우물을 파내기에 이르렀다. 조 회장이 시설개선 사업의 물꼬를 트자 문제점을 자각한 몽골 정부는 조 회장과 자매결연을 맺은 유치원 7곳 모두 건물을 신축하는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또한 이후 몽골 내 다수의 봉사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해엔 몽골대학교에 사회복지학과가 신설되는 등 조 회장으로부터 촉발된 봉사의 선한 영향력이 몽골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2020년 광명한결라이온스클럽이 창단하면서 조 회장의 활동은 더욱 날개를 달았다. 우선 지역 내에선 장애인들과 생활이 여유롭지 못한 노인들을 위해 생활용품 및 선풍기, 쌀 등을 제공하는 한편, 몽골에서의 봉사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다. 여전히 고아가 많은 몽골의 상황에 맞춰 고아들을 보살피는 활동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건립을 촉발했고, 먼 거리 탓에 자주 방문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몽골 내 지역유지들을 설득해 라이온스 클럽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몽골 봉사의 심장을 저격할 계획이다.

라이온스클럽과 숲사랑 활동으로 봉사에 날개를 달아

사단법인 한국숲사랑 경기지부를 이끌고 있던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 (사)한국숲사랑 광명지부는 산불예방 캠페인, 나무심기, 환경정화, 산림보호 및 자연보호 활동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조 회장은 특히 숲사랑 활동 요일을 토요일로 정하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나오도록 독려하고 있는데, 작은 행사이지만 산 속 쓰레기를 줍고 소독하는 등 일상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숲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자 함이다.

“제가 하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고 도와주는 것뿐입니다. 봉사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지 안하려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저 동고동락하며 저희 요양원 어른들과 같이 사는 것이고 그러면서 이 나이에도 그 어른들로부터 사랑받고 사는 것이죠. 숲사랑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봉사가 아니고 함께 사는 것, 저에겐 그것이 전부입니다. “